퇴근하고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좋은 영화 3편 – 생각은 멈추고, 감각은 켜지는 순간

디스크립션, 오늘은 내 머릿속을 비워도 되는 날입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가끔은 모든 걸 ‘끄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머리도, 말도, 심지어 감정조차 잠시 내려놓고
그저 무의미한 것들을 바라보고 싶어지는 날 말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보통 TV를 켜고, 손에 휴대폰을 들고, 냉장고 문을 한 번 열었다가 다시
닫습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건 그런 자극이 아니라 아무 일도 없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는 감각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소개할 세 편의 영화는 ‘생각은 멈추고, 감각은 켜지는 순간’을 선물해 주는 영화입니다.
하루 동안 지쳤던 머리 대신 눈과 귀와 마음으로 편하게 흘러갈 수 있는 영화들입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갈 때 떠오르는 영화

『어바웃 타임』을 처음 봤을 땐 시간여행 로맨스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두 번째 볼
때부터는 이상하게 매일의 루틴에 대한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퇴근길에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며 하루를 반추할 때, 이 영화가 문득 떠오릅니다.
하루가 어땠든 간에, 오늘을 다시 살아본다면 똑같이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죠.
이 영화는 이야기보다 공기감이 좋습니다. 햇살, 목소리 톤, 식탁의 따뜻한 조명.
장면마다 복잡한 말은 없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눅진하게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누구나 하루쯤은 ‘오늘을 다시 살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하죠.
그럴 때, 답을 주진 않지만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아무도 안 부르지만 밥이 하고 싶어질 때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밥을 먹어야 하긴 하는데,
뭔가를 만들고 싶지도, 시켜 먹기도 귀찮은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땐 가끔 입맛이 아니라 기분이 꺼져 있는 날이죠.
『리틀 포레스트』는 그런 날 딱 맞는 영화입니다.
요리를 보여주지만 레시피는 중요하지 않고,
주인공이 뭘 말하든 그저 땅, 바람, 불, 냄비 뚜껑 소리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허락’입니다.
“오늘 밥은 이걸로 해봤어.”
그 한 마디만으로도 관객은 안심하게 되죠.
영화를 보다가 문득,
냉장고에 감자가 있는지 떠올리게 되는 영화.
그리고 혼자 있는 게 외롭지 않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영화 셰프, 토요일 오전 같은 금요일 밤을 만들고 싶을 때

『셰프』는 저녁에 틀어두면
기분이 금방 “주말 시작 모드”로 바뀌는 영화입니다.
분명 내일도 출근인데,
왠지 금요일 밤처럼 느껴지고 싶은 날이 있잖아요.
화려한 요리 장면, 리듬감 있는 음악,
그리고 “잘 돼가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분위기.
이 영화는 이야기보다는 기분을 만드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보고 있으면 “나도 뭔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리일 수도 있고, 여행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나답게 살고 싶은 무언가’일 수도 있죠.
『셰프』는 퇴근 후 우리가 잊고 있던
‘내 안의 활력’ 같은 것을 살짝 건드려 줍니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재미가 아니라,
내가 직접 살아보고 싶은 재미를 떠오르게 하는 영화입니다.

결론, 오늘은 내가 나를 위해 눌러주는 ‘일시 정지’ 버튼

우리는 자주 ‘이 정도는 해야지’, ‘지금은 참아야지’ 같은 말을
무의식 중에 스스로에게 합니다.
그리고 퇴근한 후에도 그 긴장이 쉽게 풀리지 않을 때가 있죠.
하지만 어떤 날은 생산성보다 회복이 필요한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땐 조용히,
나 혼자만을 위한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도 좋습니다.
오늘 소개한 영화들은
그 버튼을 대신 눌러주는 영화들입니다.
가르치지 않고, 위로하지 않고,
그저 곁에 있어주는 영화들입니다.
생각은 잠시 쉬고,
감각을 켜고 싶은 밤이라면,
이 중 한 편으로 오늘을 마무리해 보는 건 어떨까요?

with dignity